2014년 9월 3일 수요일

노후행복을 좌우하는 인생 공동체- 은퇴설계

은퇴 후 이 사람이 없으면 빨리 죽는다 – 노후행복을 좌우하는 인생 공동체- 은퇴설계

은퇴 후 이 사람이 없으면 빨리 죽는다 – 노후행복을 좌우하는 인생 공동체- 은퇴설계

노후행복을 좌우하는 인생 공동체

은퇴설계는 크게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재무적인 준비’와 돈 이외의 문제에 대비하는 ‘비재무적인 준비’ 2가지로 나뉜다. 비재무적인 준비에서 우리가 가장 취약한 분야가 가족관계와 공동체(community) 생활이다. 최근 OECD가 회원국들의 행복도를 측정한 결과, 한국은 행복도가 조사대상 34개 중 27위를 기록할 정도로 낮았다. 삶의 영역별 행복도는 주거, 소득, 고용, 공동체, 교육 등의 세부 항목별로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는 공동체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우리가 나이 들어서도 좋은 사람들과 꾸준하게 친분을 나누고, 취미·여가나 사회적 활동을 통해 활발하게 교류한다면 매우 행복한 삶이 가능해진다. 은퇴자들이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고통 중의 하나가 바로 고독(孤獨)이라는 병이다. 자의든지 또는 타의든지 간에 사회관계가 단절되어 외롭게 지내면 자아를 실현하기 어려우며 외로움으로 건강이 악화될 수도 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은퇴설계에서 공동체 생활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은퇴 후 이 사람이 없으면 빨리 죽는다
은퇴 후 이 사람이 없으면 빨리 죽는다 – 노후행복을 좌우하는 인생 공동체- 은퇴설계
직장 중심에서 가족‧이웃 관계 중심으로

우리나라 은퇴자들은 전반적으로 공동체 생활이 원활하지 않다. 그 이유를 3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학연, 지연 같은 기본적인 네트워크가 은퇴 후엔 점차 힘을 잃어간다는 점이다. 젊었을 때는 이런 네트워크가 큰 위력을 발휘하지만, 나이가 들어 서로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면 영향력이 줄어들고, 그 대신 이웃과의 관계가 더 중요해지게 된다. 그런데 한국인은 은퇴 후 이웃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게 너무 서툰 모습을 보인다.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 은퇴자들이 직장에서 맺어진 인간관계를 지나칠 정도로 너무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정년 후 집에 들어앉은 은퇴자들이 수천 장의 명함과 주소록을 뒤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옛날 친구들에게 자신이 은퇴했다는 사실을 알리면 식사나 음주와 같은 가벼운 대접을 받을 수는 있지만 진지하게 재취업이나 창업의 도움을 받기란 어렵다. 과거 직장이나 조직에서 사귄 인맥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노후생활이 곤란해진다.
세 번째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가 은퇴 전과 은퇴 후에 크게 변화한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부부관계가 크게 변화하며, 자녀관계 역시 많은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이런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예전처럼 행동하는 은퇴자들이 무척 많다. 아무쪼록 은퇴 후엔 생활의 중심이 일터에서 가정과 이웃으로 옮겨진다는 사실을 명백히 인식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은퇴생활이 힘들어진다.
은퇴 후 이 사람이 없으면 빨리 죽는다
미국 하버드대 성인발달 연구의 결론

은퇴설계에서 공동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은퇴 후의 인간관계가 노후행복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유명한 ‘하버드대 성인발달 연구’에서 잘 드러난 바 있다. 814명에 이르는 성인 남녀의 삶을 70여 년간 추적 조사한 이 연구의 책임자인 조지 베일런트(George Vaillant) 교수는 “한 사람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을 결정짓는 것은 지적인 뛰어남이나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인간관계”라고 강조했다.
원만한 사회적 인간관계는 건강한 노후를 보내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은퇴 이후야말로 사회적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자녀를 키우고 직장생활을 할 때는 다른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이웃과 친구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일을 그만두게 되면 이들이 생활에 만족을 주는 중요한 원천이 된다. 친한 친구와 이웃은 은퇴 후 자아 개념을 재정립하는 데 기준을 제공해주며, 가족 이외의 주요한 지지기반이 된다.
은퇴 후에도 좋은 사회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다양한 연령층과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심리적 안정감은 있지만 활발하고 긍정적인 자극이 적어서 나중에는 서로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배경을 따지기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해야 한다. 은퇴자들이 함께 모여 사는 실버타운에 가보면, 여성들은 대개 서로 잘 어울리며 즐겁게 지내지만 남성들은 외로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적지 않은 남성들이 학력과 배경, 출신 등을 따져가며 친구를 사귀기 때문이다.
좋은 인간관계가 주는 건강증진 효과

배우자, 자녀, 친구, 이웃 등과의 친밀한 관계는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특히 배우자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미 시카고대학 노화센터의 조사결과를 보면, 심장병을 앓고 있는 기혼 남성은 건강한 심장을 가진 독신 남성보다 4년 정도 더 오래 살았다. 아내와 함께 사는 남성은 매일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워도 비(非)흡연 이혼 남성만큼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들의 존재도 노후생활 만족도를 올리는데 긴요하다. 호주 연구팀이 70세 이상 노인 1477명을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교우관계가 가장 좋은 은퇴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22% 더 오래 살았다. 대화할 상대, 어려울 때 의지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으면 은퇴생활이 덜 외롭고, 생물학적인 두뇌활동과 면역체계가 활성화된다는 분석이다. 스트레스에도 더 잘 대처할 수 있다.
하버드대학 심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웩슬러(David Wechsler)는 『관계의 심리학』에서 인간관계를 소홀히 할 경우 중·장년 이후 최악의 인간관계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과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면 은퇴생활 기간은 인생에서 최상의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처방한다. 은퇴설계에서 사회관계와 같은 비재무적인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깨달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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