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9일 월요일

논어의 자치학- 공자 말씀 녹인 지역경영 지혜, 중국 역수출

공자 말씀 녹인 지역경영 지혜, 중국 역수출

[중앙일보] 입력 2014.09.26 01:30 / 수정 2014.09.26 01:32

강형기 교수 책, 베이징대 번역 출간
"부패와의 전쟁 중국서 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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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사상을 현대 지방자치 행정에 접목한 ?논어의 자치학? 저자 강형기 충북대 교수. 그는 “주민과 지도자의 공감과 소통을 강조한 공자의 사상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강형기 교수]

“공자는 『논어』에서 ‘근자열 원자래(近者說遠者來)’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현대 시각으로 보면 ‘한 지역 주민을 행복하게 하면 먼 곳 사람들이 그 지역 주민을 부러워하며 스스로 찾아오게 된다’라는 뜻으로 새길 수 있겠죠. 21세기에도 적용 가능한 지방자치·지역경영의 핵심이 아닐까요?”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인 강형기(62) 충북대 교수(행정학)의 말이다. 공자로부터 지방자치·지역경영의 지혜를 읽은 강 교수의 저서 『논어의 자치학』(비봉출판사)이 최근 중국 베이징대 출판사에서 『오래된 미래의 길(那久遠的未來之路)』이라는 제목으로 번역·출간됐다. 베이징대 출판사에서 외국인의 공자 관련 책을 펴낸 것은 이례적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공자로부터 현대 지역경영의 지혜를 빌려온 데 대한 중국 반응은 어떤가.

 “베이징대 출판사는 최근 베이징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 유학계 원로인 왕쑨(錢遜) 국제유학연합회 부회장, 왕지에(王傑) 중공중앙당교 교수, 푸용쥐(傳永緊) 취푸(曲阜)사범대 총장, 박근혜 대통령 자서전을 번역한 싱리쥐(邢麗菊) 푸단(復旦)대 한국연구센터 부소장 등 공자, 철학, 사상, 한·중 관계 전문가를 모아 ‘21세기 공자와 지도자의 자세’ 한·중 심포지엄을 열었다. 여기에 참석해 공자 사상을 현대 행정·지역경영·소통 등에 적용한 연구와 경험을 이제 중국으로 역수출할 가능성을 엿보고 왔다.”

 - 왜 베이징대에서 큰 관심을 보였을까.

 “공자는 ‘견리사의(見利思義·눈앞에 이익을 보거든 먼저 그것을 취함이 의리에 합당한지를 생각하라는 뜻)’를 강조했다. 나는 저서에서 ‘국민의 과잉 물욕과 지도자의 부패를 견리사의로 해결하자’라고 강조했다. ‘부패와의 전쟁’을 치르는 중국 입장에서 이런 충고가 눈에 들어왔을 수 있겠다.”

 - 어떻게 공자 사상을 지자체 경영에 응용할 생각을 하게 됐나.

 “몇 년 전 『논어』를 공부하다 행정학자 입장에서 반하게 됐다. 국가·지역을 경영하는 지혜가 넘쳤기 때문이다. 특히 ‘한 지방을 관리할 책임을 졌다면 1년 안에 기반을 잡고 3년 안에 실적을 올려야 한다(苟有用我者 期月而己可也 三年有成)’라는 구절에 눈길이 갔다. 임기가 4년이라 3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차기가 보장되지 않는 한국 지자체 단체장들의 상황과 일맥상통해서다. 그래서 공자 사상을 지자체 경영과 접목하는 연구를 하게 됐다. 저서는 오랜 연구의 결실이다.”

 - 한국 지자체 단체장들이 공자에게서 배워야할 가장 큰 지혜가 무엇일까.

 “공자는 정치의 기본을 묻는 질문에 ‘이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必也 正名乎)’라고 답했다. 한 지역의 단체장은 우선 자신의 역할과 사명이 무엇인지부터 인식하고 그 지역이 추구해야 할 발전 목표와 비전을 세운 다음 이를 공직자와 시민이 공감하고 공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으로 새길 수 있다. 오늘날에도 손색없는 지방자치의 핵심이다.”

채인택 기자 

'친절한 중국건축 이야기' , 중국건축의 핵심 꿰뚫어

'친절한 중국건축 이야기' , 중국건축의 핵심 꿰뚫어

[뉴시스] 입력 2014.09.26 08:15 / 수정 2014.09.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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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우리는 어딜 가든 또 무엇을 하든 건축물에 둘러싸여 살면서도 '건축'이라는 단어 앞에서 흔히 장대하고 복잡한 것, 경외하며 올려다봐야 하는 무언가를 떠올린다. 그러나 건축은 그렇게 멀찍이서 감상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에게서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삶의 영역이다. 그렇다면 건축이라는 개념조차 생겨나지 않았던 아스라한 옛날, 크고 작은 동물이 주위를 배회하던 시대를 인간은 어떻게 살아갔을까. 지붕도 창문도 없이 나무는 줄곧 나무인 채 돌은 내내 돌인 채로 놓여있던 세월을 지나 등장한 태초의 건축은 어떤 모습일까.

책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중국 건축 이야기'는 쉽고 명료한 언어와 따뜻한 그림으로 건축의 본질을 풀어내고, 건축이 갖춰야 할 기본을 짚어준다. 자오광차오와 마젠충은 자연에서 거둔 재료의 운반과 가공 방법, 그릇과 가구, 민가와 황실의 건축 양식에 더하여 주변 환경과의 어울림까지 고려한 중국 건축을 소개한다. 여기에 가족과 이웃도 빼놓지 않는다. 옛사람들은 마치 축제를 치르듯 협력해 서로의 집을 지었으며 이는 이상적인 거주지의 완성에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이런 내용은 중국 건축에 특정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 전반과 흐름을 공유하는 것이다.

오랜 기간 중국의 문화를 연구해온 저자들은 건축을 재료와 기술의 결합 이상의 것으로, 즉 자연으로 지은 공간과 인간의 만남으로 바라본다. 건축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점, 선, 면, 시간과 빛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고려하고 품어내야 하는 영역이다. 자연의 자재로 쌓아올린 공간은 사람과 만날 때 비로소 따뜻한 숨결이 스민 장소로 되살아나며, 결국 건축에는 기술뿐 아니라 건축가와 거주자가 자연을 대하는 태도, 사람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철학까지 담겨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모든 것은 자연에서 왔고 같은 하늘 아래 있으며 사람은 자연 곁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평범한 이치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건축의 근본과 핵심을 쉬운 언어로 풀어낸 본문은 힘 있는 그림과 조화를 이루며 더욱 단단해졌다. 책 속의 그림은 단순한 삽화에 머물지 않고 글로는 전할 수 없는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읽는 맛과 보는 맛을 동시에 충족하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중국 건축 이야기'는 흔히 복잡하고 상징적인 의미 체계를 지닌 거대 건축물로 대변되는 중국 건축의 기본 골자를 친절하고 흥미롭게 보여준다. 이 책은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 어떻게 생겨났고 그 공간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앞으로 건축에 어떤 가치를 담아야 할지 짚어주고 스스로 생각해보게끔 만들어준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이명화 옮김, 168쪽, 1만8000원, 다빈치

jb@newsis.com

2014년 9월 3일 수요일

은퇴 후 비참한 생활 면하기 위한 노후자금 규모는

은퇴 후 비참한 생활 면하기 위한 노후자금 규모는?

| 은퇴설계 / 인생3막
20140507 174652
http://portal.changwon.ac.kr/minihome/bkkim/10815
입력 : 2014.05.07 16:13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노후 생활자금을 계산하기란 쉽지 않다. 워낙 많은 가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게는 3억~6억 원에서 많게는 10억 원에 달하는 노후자금이 계산되어 나온다. 결론부터 말해 금융기관 FP(재무설계사)들이 주장하는 수 억 원의 은퇴자금 규모는 상당히 과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또한 완전히 무시할만한 내용도 아니다. 그러면 합리적인 은퇴자금 계산법은 어떤 것일까? 아래처럼 월 200만 원 정도 생활비를 쓰는 노후생활을 한다는 전제 아래, 몇 가지 가정을 해보자.

* 월 생활비: 200만원(2인 가족 기준)
* 은퇴생활기간: 30년(부부 공동 생활기간 20년 + 남편사별 후 부인 홀로 생활기간 10년)
* 투자수익률은 연 4%로, 물가상승률은 연 2%로 가정
* 취미여가 활동비 등 기타 목돈이 들어가는 생활비는 고려하지 않음

이러한 가정 하에 30년간의 은퇴생활비를 계산해 보면, 무려 5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 산출된다. 만약 물가상승률을 좀 더 높게 잡으면 필요한 노후자금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또 월 생활비를 300만원으로 가정하고 위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보면, 필요한 노후자금은 7억6천만 원 정도 나오게 된다. 그래서 노후에 3억~5억 원이 필요하다든가, 심지어 7억~8억 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은퇴 후 비참한 생활 면하기 위한 노후자금 규모는?
고령사회에선 연금자산이 중요하다

그러나 월 생활비 200만 원 수준의 검소한 은퇴생활을 하는데도 5억 원대의 거액이 필요하다면, 자식 키우고 결혼시키는 데 여유자금을 다 써버린 중산층들은 기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계산에는 다행히 빠뜨린 재산 항목이 하나 있다. 바로 연금자산이다. FP들이 말하는 노후자금액에는 공적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같은 대책들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억 원의 큰 금액이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현역생활을 하는 동안, 앞에서 언급한 연금자산을 꾸준히 확보해둔 사람이라면 그렇게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좀 더 합리적인 방식으로 노후자금을 계산해보자. 조선일보 독자들은 대부분 국민연금에 들어 있고, 또 작은 집이라도 자가주택을 보유하고 계실 것이다. 이것들을 잘 이용하면, 필요한 노후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에 가입하여 20~25년간 보험료를 납입하면 61~65세 이후에 매월 100~120만원 전후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에 더하여서, 중산층과 서민층에 속하는 분들은 빠르면 가을부터, 늦어도 내년부터 월 15만~20만원의 기초연금을 추가로 받게 될 것이다.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는다면 혜택은 더욱 클 것이다. 만약 공무원연금(또는 사학연금과 군인연금)에 가입하여 20~25년 정도 불입한 분들이라면, 은퇴 후 200만~250만 원 정도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공무원 연금(또는 사학연금과 군인연금)을 받는 사람은 기초연금을 받을 수 없다.

공적연금의 최대 장점은 죽을 때까지 연금이 나오고, 물가가 오르면 그에 맞춰 지급액이 매년 상향 조정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래 살게 될수록 공적연금의 가치는 엄청나게 커진다. 만약 연간 100만~200만 원 정도의 공적연금을 확보해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2억5천만 원~5억 원의 엄청난 은퇴자산을 확보해둔 것이나 다름없다.
은퇴 후 비참한 생활 면하기 위한 노후자금 규모는?
은퇴축하금과 노년 의료비?간병비를 준비하라

그러나 은퇴기간 중엔 먹고사는 생활비만 필요한 게 아니다. 배우자와 해외여행을 즐기고, 자기계발을 할 때도 돈이 들어간다. 또 나이 들어서 치매에 걸리면 요양병원에 입원해야 하고, 그러려면 상당한 금액의 의료비와 간병비가 들어간다. 그런데 우리나라 은퇴자들은 노후설계를 할 때 대부분 먹고사는 생활비만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신의 인생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자기계발 자금’이나, 암과 같은 중병에 걸렸을 때 지출하는 ‘의료비’는 거의 준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렇게 해서는 노후준비를 제대로 했다고 볼 수 없다. 매월 생활비로 쓸 수 있는 연금자산 이외에도, 긴급 상황에 대비하여 상당한 규모의 저축액을 확보해두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선진국 은퇴자들의 노후대비 방식을 살펴보면, 연금자산 이외에 2개 항목의 목돈을 알차게 준비해 두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은퇴 축하금’이라 불리는 항목으로, 은퇴 후 새로운 삶의 비전을 수립하고, 새로운 생활터전을 마련하는 데 들어가는 목돈이다. 은퇴축하금은 ①은퇴축하 여행경비(은퇴 직후 배우자와 축하여행을 갈 때 쓰는 비용) ②자기계발비(대학을 다니거나 자격증 공부를 할 때 쓰는 비용) ③취미여가 활동비(체력단련과 여가활동에 쓰는 비용) 등에 지출하는 돈을 말한다. 은퇴 축하금을 미리 준비해두지 못한 사람들은 평생 무료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노년기에 집중적으로 들어가는 의료비 항목이다. 노년 의료비는 크게 ①중증질환 치료비(각종 암과 뇌질환, 심장질환 치료비) ②건강검진비(매년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할 때 쓰는 비용) ③장기요양비(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이용할 때 지출하는 비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질병통계를 보면, 60대 중반까지는 병원비가 별로 들지 않지만, 70대를 넘어서면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져 여러 가지 만성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희귀암 등 중증질환에 걸리면 수 천 만원에서 억대의 돈이 들어갈 수도 있다.

또 나이가 80대 중반을 넘어서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고령자들은 사망하기 전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 정도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이용하게 된다. 질병관리본부 분석에 따르면, 요양원은 보험 적용을 받더라도 본인 부담 비용이 월 50만~70만원, 요양병원은 월 80만~250만원에 달한다. 자신의 수발 부담을 가족들에게 떠넘기지 않으려면, 미리미리 간병비용도 준비해 놓아야 한다.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필자의 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노후행복을 좌우하는 인생 공동체- 은퇴설계

은퇴 후 이 사람이 없으면 빨리 죽는다 – 노후행복을 좌우하는 인생 공동체- 은퇴설계

은퇴 후 이 사람이 없으면 빨리 죽는다 – 노후행복을 좌우하는 인생 공동체- 은퇴설계

노후행복을 좌우하는 인생 공동체

은퇴설계는 크게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재무적인 준비’와 돈 이외의 문제에 대비하는 ‘비재무적인 준비’ 2가지로 나뉜다. 비재무적인 준비에서 우리가 가장 취약한 분야가 가족관계와 공동체(community) 생활이다. 최근 OECD가 회원국들의 행복도를 측정한 결과, 한국은 행복도가 조사대상 34개 중 27위를 기록할 정도로 낮았다. 삶의 영역별 행복도는 주거, 소득, 고용, 공동체, 교육 등의 세부 항목별로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는 공동체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우리가 나이 들어서도 좋은 사람들과 꾸준하게 친분을 나누고, 취미·여가나 사회적 활동을 통해 활발하게 교류한다면 매우 행복한 삶이 가능해진다. 은퇴자들이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고통 중의 하나가 바로 고독(孤獨)이라는 병이다. 자의든지 또는 타의든지 간에 사회관계가 단절되어 외롭게 지내면 자아를 실현하기 어려우며 외로움으로 건강이 악화될 수도 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은퇴설계에서 공동체 생활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은퇴 후 이 사람이 없으면 빨리 죽는다
은퇴 후 이 사람이 없으면 빨리 죽는다 – 노후행복을 좌우하는 인생 공동체- 은퇴설계
직장 중심에서 가족‧이웃 관계 중심으로

우리나라 은퇴자들은 전반적으로 공동체 생활이 원활하지 않다. 그 이유를 3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학연, 지연 같은 기본적인 네트워크가 은퇴 후엔 점차 힘을 잃어간다는 점이다. 젊었을 때는 이런 네트워크가 큰 위력을 발휘하지만, 나이가 들어 서로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면 영향력이 줄어들고, 그 대신 이웃과의 관계가 더 중요해지게 된다. 그런데 한국인은 은퇴 후 이웃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게 너무 서툰 모습을 보인다.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 은퇴자들이 직장에서 맺어진 인간관계를 지나칠 정도로 너무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정년 후 집에 들어앉은 은퇴자들이 수천 장의 명함과 주소록을 뒤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옛날 친구들에게 자신이 은퇴했다는 사실을 알리면 식사나 음주와 같은 가벼운 대접을 받을 수는 있지만 진지하게 재취업이나 창업의 도움을 받기란 어렵다. 과거 직장이나 조직에서 사귄 인맥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노후생활이 곤란해진다.
세 번째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가 은퇴 전과 은퇴 후에 크게 변화한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부부관계가 크게 변화하며, 자녀관계 역시 많은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이런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예전처럼 행동하는 은퇴자들이 무척 많다. 아무쪼록 은퇴 후엔 생활의 중심이 일터에서 가정과 이웃으로 옮겨진다는 사실을 명백히 인식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은퇴생활이 힘들어진다.
은퇴 후 이 사람이 없으면 빨리 죽는다
미국 하버드대 성인발달 연구의 결론

은퇴설계에서 공동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은퇴 후의 인간관계가 노후행복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유명한 ‘하버드대 성인발달 연구’에서 잘 드러난 바 있다. 814명에 이르는 성인 남녀의 삶을 70여 년간 추적 조사한 이 연구의 책임자인 조지 베일런트(George Vaillant) 교수는 “한 사람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을 결정짓는 것은 지적인 뛰어남이나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인간관계”라고 강조했다.
원만한 사회적 인간관계는 건강한 노후를 보내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은퇴 이후야말로 사회적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자녀를 키우고 직장생활을 할 때는 다른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이웃과 친구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일을 그만두게 되면 이들이 생활에 만족을 주는 중요한 원천이 된다. 친한 친구와 이웃은 은퇴 후 자아 개념을 재정립하는 데 기준을 제공해주며, 가족 이외의 주요한 지지기반이 된다.
은퇴 후에도 좋은 사회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다양한 연령층과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심리적 안정감은 있지만 활발하고 긍정적인 자극이 적어서 나중에는 서로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배경을 따지기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해야 한다. 은퇴자들이 함께 모여 사는 실버타운에 가보면, 여성들은 대개 서로 잘 어울리며 즐겁게 지내지만 남성들은 외로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적지 않은 남성들이 학력과 배경, 출신 등을 따져가며 친구를 사귀기 때문이다.
좋은 인간관계가 주는 건강증진 효과

배우자, 자녀, 친구, 이웃 등과의 친밀한 관계는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특히 배우자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미 시카고대학 노화센터의 조사결과를 보면, 심장병을 앓고 있는 기혼 남성은 건강한 심장을 가진 독신 남성보다 4년 정도 더 오래 살았다. 아내와 함께 사는 남성은 매일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워도 비(非)흡연 이혼 남성만큼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들의 존재도 노후생활 만족도를 올리는데 긴요하다. 호주 연구팀이 70세 이상 노인 1477명을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교우관계가 가장 좋은 은퇴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22% 더 오래 살았다. 대화할 상대, 어려울 때 의지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으면 은퇴생활이 덜 외롭고, 생물학적인 두뇌활동과 면역체계가 활성화된다는 분석이다. 스트레스에도 더 잘 대처할 수 있다.
하버드대학 심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웩슬러(David Wechsler)는 『관계의 심리학』에서 인간관계를 소홀히 할 경우 중·장년 이후 최악의 인간관계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과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면 은퇴생활 기간은 인생에서 최상의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처방한다. 은퇴설계에서 사회관계와 같은 비재무적인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깨달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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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양민의 ’100세 시대 은퇴대사전’(7) 이 카테고리의 다른 기사보기

    은퇴 후 주거지 선택의 7대 포인트

  • 송양민
    가천대 보건대학원장
    E-mail : ymsong@gachon.ac.kr
    신문기자 출신의 경제분석가이자 은퇴생활·실버산업 전문가이다. 그가 쓴 우리나라 최초의 은퇴 전문서적‘30부터 준비하는 당당한 내 인생’, 경제지식 입문서인 ‘경제기사는 돈이다’, ‘경제기사는 지식이다’는 40만권 가까이 팔려나간 베스트셀러로 기록되고 있다. 또 베이비붐 세대의 지난 55년간의 삶을 분석한 ‘밥 돈 자유’는 베이비부머 연구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교과서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벨기에 루뱅대학교에서 유럽학 석사학위를,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조선일보에 입사하여 경제부장과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2008년 가천대학교로 옮겨 보건대학원장 겸 특수치료대학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기자와 교수 생활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인구고령화’, ‘은퇴자 문제’, ‘경제·금융 교육’ 등으로 이 분야에 관한 10여권의 저서를 가지고 있다. 
은퇴를 하거나 나이가 들면 생활범위가 집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집에서 부인이나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점점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흔히 70대는 70%, 80대는 80%의 삶이 주거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이처럼 주거환경과 주거형태는 우리의 삶에 매우 큰 역할을 하므로 잘 결정되어야 한다.더구나 우리나라 중·장년층들은 자신의 재산 가운데 대부분을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자녀들을 결혼시켜 내보내고 나니, 가진 게 집 한 채 뿐이라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이런 점에서 보유 부동산을 최대한 이용한 노후준비의 지혜가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물론 살던 집을 떠나 사는 방법도 있겠으나, 세심한 사전 검토 없이 전원생활을 시작하거나 실버타운을 선택하면 나중에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생활 스타일과 재무상황, 삶의 목적 등을 잘 따져서 결정해야 한다. 은퇴 후 부동산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며, 어디서 어떤 공동체를 두고 고령의 삶을 영위할 것인가는 은퇴생활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집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노후준비유럽과 미국에서는 ‘노후준비란 집에서 시작해서 집에서 끝난다’고 말한다. 그 정도로 은퇴생활에서 주거계획이 차지하는 역할은 크다. 고령으로 점차 생활반경이 집을 중심으로 좁아지게 되거나, 병과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면 주거지는 삶에 큰 영향을 준다. 주위에 어떤 문화시설과 병원이 있는가에 따라 생활의 만족도가 크게 달라지고, 좋은 이웃과 왕래할 수 있는 공동체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유엔의 사회규약위원회에서는 주거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을 잘 제시해주고 있다. 점유의 안정성과 주거비 부담, 최저 주거기준의 확보, 적절한 주거기반시설 및 서비스 제공, 접근 가능성, 입지의 적절성, 문화적 요소의 반영 등을 종합해 적절한 주거지를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은퇴설계의 일환으로 주거를 결정할 때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은퇴 후 주거지 선택의 7대 포인트
은퇴 후 주거지 선택의 7대 포인트 -노후준비 은퇴 주거장소
선진국의 이런 분위기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 은퇴자들은 주거 플랜에 대해 사실상 백지상태다. ‘은퇴 후 어디에서 살고 싶나요?’고 질문을 하면 대부분 어리둥절해한다. 평생 노력해서 겨우 집을 마련했는데 무슨 말인가 뜨악해 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후가 되면 자녀들이 다 커서 집을 나가고 두 부부만 살아가는 ‘빈 둥지(empty nest)’가 된다. 그래서 두 부부만 살기에는 집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어, 다소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한다. 주거플랜은 그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은퇴자들의 주거 플랜도 노년의 삶의 질을 고양시키는 방향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다.
은퇴 주거장소 선택의 7가지 포인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노후 계획을 물어보면, 고향으로 돌아가 여생을 보내는 것이 소원이라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은퇴 후 실제로 고향으로 돌아가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저런 이유로 살던 집에 그대로 살거나, 자식들이 사는 곳으로 함께 이사를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이 들어 우왕좌왕하지 않으려면 은퇴 장소를 고를 때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 번 은퇴 거주지를 고르면 10년 이상 사는 곳이기 때문에 사전에 체크를 잘 해두고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도 파악해 두어야 한다. 다음은 은퇴자들이 노후를 보낼 곳을 고를 때 주의해야 할 7가지 사항이다.
은퇴 후 주거지 선택의 7대 포인트
은퇴 후 주거지 선택의 7대 포인트 -노후준비 은퇴 주거장소

은퇴 후 주거지 선택의 7대 포인트 -노후준비 은퇴 주거장소